외교부, '한국인 피살 속출' 필리핀에 해경 출신 '코리안데스크' 파견 논란…경찰 당혹(16)

  한국인에 대한 피살·납치가 끊이지 않는 필리핀의 코리안데스크(한국인 대상 범죄 전담팀) 본부장에

국민안전처 해안경비안전본부(해경) 출신이 파견될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최근 필리핀

주재 코리안데스크 본부장에 해경 소속 S 총경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작년 해체된 해양경찰 출신인 S 총경은 내년 2월 영사(領事) 신분으로 필리핀에 부임할 것으로 알려

졌다. 경찰대를 졸업한 S 총경은 경찰에 근무하다 2006년 해경으로 옮겼다. 미국 대학에 유학해 석사

학위를 받은 경력이 있고, 지금은 모 지방 해양경비안전본부 경비안전과장을 맡고 있다.

  이에 경찰은 당혹해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일부 국가에 경찰 영사로 해경 출신을 보낸 경우는

있었지만, 강력사건 수사를 담당하는 지역에 수사경찰이 아닌 해경 출신을 보내는 건 이례적”이라고 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세월호 사건으로 해양경찰이 해체되면서 수사기능은 경찰청으로 이관된 만큼 수사

전문성이 없는 해경 출신을 코리안데스크 책임자에 앉히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특히 강신명 경찰청장이 지난달 초 필리핀을 방문해 현재 한국 경찰관 6명이 파견된 코리안데스크에

경찰을 추가 파견하기로 필리핀 정부와 합의하고 왔다. 경찰 내에선 “경찰이 나서 조직을 키워놓으니

외부 출신을 책임자로 앉히는 게  말이 되느냐”는 불만도 나온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해외 영사 파견은 민간인 3명을 포함한 8명의 심사위원의 채점 결과를

합산해 결정한다”며 “후보자들의 역량을 공정하게 평가해 결정한 만큼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다. 정부

주변에선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해체된 해경의 사기 문제를 감안해 영사 파견에서 배려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출처] 조선일보, 2015.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