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판단에 대하여 -요시다 겐코 일본고전 도연초 제 137단(1)

  꽃이 활짝 피었을 때만을, 달이 구름 한 점 없는 보름달일때만을 보려 해서는 안 된다. 빗줄기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달에도, 주렴너머로 보이지 않는 꽃의 피고 짐에도 깊은 정취가 있다. 지금이라도 꽃이 필 듯한 가지 끝과 꽃이 시들어 떨어진 정원에야말로 정말 볼거리가 많다.

모든것은 그 시작과 끝이 특히 근사하다. 남녀 사이도 마찬가지여서 그저 만나서 관계를 맺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맺어지지 않고 끝나버리는 가슴 아픈 사랑, 덧없는 관계에 대한 탄식, 긴 밤을 홀로 보내며 멀리 떨어져 있는 이를 걱정하는 마음, 옛 사랑에 대한 회상 등 그러한 여운을 즐기는것이야말로 진정한 '호색'이다.